오목한미술관 방문기 | 공원 안에 이런 미술공원이? 양천구 숨은 명소

서울 양천구, 오목공원 안에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평범한 산책길 끝에서 예술과 마주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오목한미술관'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미술관입니다.

 

최근 리뉴얼된 오목공원 내부에 깔끔하게 들어선 이곳은 규모는 작지만,

현대미술의 흐름과 감성을 담아내는 전시들이 진행되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물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발견이 될 수 있는 장소예요.

 

이번에 제가 방문한 날은 2025년 4월 16일, 따뜻한 봄날 오후.
공원 산책 중 잠시 들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던 이곳에서,

생각보다 깊고 진한 감정의 결을 마주하고 나왔습니다.

 

오목공원 속 숨은 예술 공간, ‘오목한미술관’

오목공원은 최근 리뉴얼을 통해 산책로,

나무 식재, 쉼터 등이 새롭게 조성되어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처가 되었어요.

그 중심에 위치한 오목한미술관은 공원의 정취와 어우러지는 단층 건물로,

구청에서 운영하는 만큼 전시 공간도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더라고요.

전체적인 공간은 단일 전시실이지만,

내부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충분히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술을 마주하기에 딱 좋은 곳이에요.

 

‘잉크테이먼트 리’ 개인전 – 3D 펜과 색감으로 그려낸 날카로운 풍자

이번에 전시 중이었던 전시는 ‘잉크테이먼트 리’ 작가의 개인전이었어요.

 

 

드로잉을 기반으로 한 작업들이 주를 이루었고,

독특하게도 3D 펜을 활용한 조형적 실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평면 위의 입체 표현은 현대회화가 가진 자유로움을 잘 보여주고 있었고,

특히 대중문화 캐릭터들을 작가만의 해석으로 재구성한 작업들이 인상 깊었어요.

도라에몽, 조커, 귀멸의 칼날 캐릭터 신지로, 마리오 등 우리가 익숙한 캐릭터들을

색다른 시선과 색감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작품 옆에는 작가가 왜 그 작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한글과 영어로 함께 적혀 있었는데,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생각할 거리도 함께 던져주는 구조였어요.

 

작품 속 메시지, 그리고 관람자의 사색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전시였어요.
거기서 만난 문구 하나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만약 당신이 처음 방문한 곳에서 ‘예술가 출몰주의’ 라고 쓰인 표지판을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작가는 ‘야생동물 출몰주의’가 익숙한 세상 속에서,

예술가가 ‘출몰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대한민국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었어요.

또한

 

“이번엔, 이 상품이 나를 구원해 줄 거야”

 

라는 문구에서는  상품 소비가 신앙이 된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느껴졌습니다.

작품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이내 마음속 깊은 질문이 던져지는 전시였어요.

 

작지만 깊이 있는 공간, 오목한미술관 관람 포인트

공간은 크지 않지만, 30분 정도 집중하며 관람하기엔 딱 알맞은 규모예요.

낮 시간이라 자연채광이 좋았고, 관람 동선도 자연스러워 작품 하나하나에 시선을 오래 머물 수 있었어요.

특히 작가의 메시지를 곱씹으며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혼자 방문하기에도,

아이와 함께 와서 미술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공원 산책을 하다가 들를 수 있는 위치라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저도 이번 주말엔 아이와 함께 다시 방문해볼 계획이에요.

 

방문 꿀팁 & 운영 정보

• 운영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 전시 정보: 현재 ‘잉크테이먼트 리 개인전’ 진행 중 (2025. 4.  ~ 2025. 4. 29)
• 위치: 서울 양천구 오목로 237 (오목공원 내)
• 주차: 한국통신노상공영주차장(오목공원 바로 앞)
  
  • 주차가 어렵다면, 현대백화점 또는 행복한세상백화점에 주차를 하고 백화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추천한다. 

 

👍마무리하며

오목한미술관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그 조용하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만나는 예술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작은 공간, 큰 감동”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이 미술관—가까운 날, 가볍게 산책하며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